
안녕하세요, 지쿠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Lilly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참여했던 ‘견인구역 안내 개선 프로젝트’ 를 통해
디자인이 사용자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공유드리려 해요.
배경: 숫자로 드러나는 문제의 심각성
지난 3년간, 지쿠가 급속도로 성장한만큼 견인 문제도 급증했습니다.
자동차에 비해 킥보드의 견인률은 1.4배로 점점 많아지고 있고, 견인비는 3년 전에 비해 260%가 증가했죠.
게다가 지자체별 견인지침이 세분화되면서, 정확한 견인정보 제공하기 어려워졌고요.
자연히 화면에 대한 사용자 오해와 불편도 늘어났습니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명확하고 유연한 디자인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문제 정의: 사용자는 ‘견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을까?
사용자들의 오해: “지금 여기서 견인되나요?”
견인 안내 화면은 사용자의 위치와 상관없이 반납 전 무조건 봐야하는 화면이에요.
그런데 경고문처럼 보이는 UI 때문에 실제로는 견인위험이 없는 안전한 구역에 있는데도
내 위치가 견인될 수 있는 구역이라는 오해를 하는 현상이 발생했어요.
그런 오해 때문에 반납과 취소를 반복하면서 불필요하게 요금을 더 지불하기도 했고요.

숨어있는 견인구역 정보
견인에 대한 경고는 보여지고 있었지만, 견인구역 정보는 스크롤을 해야만 볼 수 있었어요.
경고를 상단에서 가장 강조하고 구역 정보는 하단에 숨겨져 있다보니,
견인구역 정보들이 사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였죠.
이로인해 사용자는 경고만 강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견인구역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자자체마다 다른 견인 규정
기존엔 한 화면만 수정하면 됐지만, 지자체별 규정이 다양하게 늘어나면서 더이상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졌어요.

해결 전략: 행동을 바꾸는 디자인

‘왜’ 잘 주차해야하는지 유저가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미션이였어요.
유저가 스스로 느낀다면 자연스럽게 잘 주차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단순히 정보를 주입하기보다는, 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었어요.
UX Writing 개선: ‘공포 → 배려’로 톤 변화
Before: “차도/자전거도로/장애인 주차구역은 견인돼요!”
After: “주차 전에 한 번 더 확인해요”
견인에 대한 안내를 경고성의 ‘공포스러운’ 톤이 아닌,
공손하면서도 명확한 ‘배려스러운’ 톤으로 전달하고자 했어요.
기존 ’반납하기'에서 ‘확인했어요'로 라이팅을 수정하여 내용을 확인하고 수용했음을 표현하는 의도적 액션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행동의 맥락 전달
‘왜 잘 주차해야 할까요?’ 그 이유를 단순 문구가 아닌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기로 했어요.
횡단보도 앞 주차 → 통행 방해 → 시민 불편
장애인 구역 주차 → 통행 방해 → 시민 불편
차도에 주차 → 교통 방해 → 시민 불편
위치기반 + 직관성: GPS로 지자체 정보 연결
기존처럼 지자체별로 파편화된 정보를 한꺼번에 매번 노출하는게 아닌,
GPS기반으로 지역에 맞는 정확한 견인안내를 제공하고자 했어요.
또한 변동성이 높은 견인정보를 대응하기 위해 리스트형 정보 구성으로 가독성을 강화했어요.

견인구역을 직관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총 21가지의 아이소메트릭 그래픽을 활용하여 지형 이해도를 높였어요.
특히 외국인이 지쿠를 이용할때 어려움이 없도록,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그래픽만 봐도 이해하기 쉽게 디자인했어요. 이전보다 글로벌 번역 리소스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거에요.

결과: 데이터 기반 행동 변화 관찰
이번 견인구역 안내 화면 개선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디자인이 실제로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였어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행동 지표를 설정하고,
실제 개선 전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확인했어요’ 버튼 클릭은 긍정적 행동 전환의 지표이다
기존에는 많은 사용자가 견인 안내 페이지를 현재 내 위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오해하고
‘계속 운행’ 버튼을 빠르게 누르는 경향이 있었어요. 따라서 ‘반납하기’버튼의 클릭률이 낮았고요.
변경된 화면에서는 경고가 아닌 ‘배려'의 메시지를 담아 직관적으로 설계했고,
버튼 라이팅을 ‘확인했어요'로 수정하여 사용자가 내용을 인지하고 수용했음을 표현하도록 했어요.
덕분에 유저가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지 않고 ‘확인했어요' 버튼의 클릭률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배포 전후 한달 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확인했어요' 버튼의 클릭률이 7%p 가까이 증가
확인했어요 버튼의 클릭률이 7%p 가까이 증가한 것은,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지 않고, 안내 흐름을 이해하고 수용한 사용자가 늘었다는 의미예요.
이는 UX 흐름이 사용자로부터 인지 → 수용 → 행동을 이끌어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볼 수 있죠.
'스크롤'은 정보를 읽겠다는 사용자 의지의 표현이다
스크롤 데이터를 심기 시작한 이후, 사용자의 정보 수용 태도를 더 명확히 관찰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단순히 경고창을 닫던 이전과 달리, 스크롤을 시도한 유저는 안내를 읽고 이해하려는 행동을 보였고
그에 따른 종료 행동도 더 명확히 달라졌어요.

스크롤 유무로 달라지는 '확인했어요' 도달률
스크롤 유뮤로 달라지는 도달률은 스크롤이 단순히 화면을 내리는 동작이 아닌,
"이 안내를 읽을 가치가 있다"는 판단과 수용 태도를 보여주는 신호임을 나타내고 있었어요.
특히 ‘스크롤 → 확인했어요’의 흐름은 안내 내용을 숙지한 뒤 자발적으로 행동한 사용자 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었어요.
VOC로 확인된 인식 변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견인 안내에 대한 오해성 VOC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에요.
이전에는 “반납이 안 되는 줄 알았다”, “결제를 여러 번 했다”와 같은 UX 오해 기반의 불만이 많았지만,
개선 이후에는 이런 민원이 현저히 줄어든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사용자의 혼란이 줄고, 안내의 목적이 보다 정확히 전달되었음을 보여줬어요.

디자이너로서 배운 점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두 가지를 명확히 배웠어요.
진짜 문제를 정의할 줄 아는 것이 디자인의 절반
→ ‘안내문 수정’이 아니라 ‘행동 유도’가 핵심이었어요.데이터를 통해 디자인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
→ 측정 가능한 목표와 사용자 반응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마무리하며
이번 프로젝트는 작은 화면 하나가 도시의 주차 문화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앞으로도 사용자 행동을 존중하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디자인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